애플이 서비스를 본사차원에서 일관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
아이팟부터 오랫동안 애플 제품을 이용해 왔는데 차라리 애플스토어가 한국에 없던 때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느낍니다.
2년 넘게 사용한 애플워치가 갑자기 충전 시 뜨거워지면서 화면유리가 들리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. 전원도 갑자기 꺼진 후 켜지지 않았고요.
애플스토어는 가로수길점만 이용해봤는데 만족에 가까운 경험도 한 적이 없어서 차라리 공인서비스센터를 가보려고 청량리 투바에 방문했습니다.
서비스 경험은 애플스토어에서 겪은 것과 같은 맥락이었습니다.
서비스 기조가 "말해야 하는 것 이상은 묻기 전까지 절대 말하지 않고, 말하더라도 확인될 수 있도록 말하지 않기"로 느꼈습니다.
거의 모든 대화가 그랬는데, 예는 아래와 같습니다.
- 저는 충전도 안 됐었는데, 지금 충전이 된 건가요?
- 네.
- 근데 저는 왜 충전이 안 됐는지 모르겠네요. 배터리 낮은 거 보면 방전이 됐던 것 같은데.
- 지금 충전은 됩니다.
다른 예는 아래와 같습니다.
- 화면 상판이 밀려 올라왔고 제품이 엄청 뜨거워져서 배터리 문제인 것 같습니다.
- 배터리 문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.
- 다른 사람이 이런 증상으로 온 경우가 있나요?
- 있는데 다른 원인이었어요.
- 어떤 원인이었는데요?
- 그건 확인해 봐야 알죠.
- 그럼 배터리가 원인인 경우도 있지 않나요?
- 배터리는 아닙니다.
- ???
이런 대화도 있었네요.
- 애플워치는 부품교환이 없고 새 제품으로 교환만 됩니다.
- 아, 새 제품을 주시는 건가요?
- 네.
- 리퍼 말씀하시는 거죠?
- 새로운 제품을 드립니다.
이런 식의 대화가 이어졌고, 예전 애플스토어에서 비슷한 걸 느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.
다만 이번에는 저를 담당하는 직원이 인사는커녕 자기 이름도 밝히지 않았고 서비스 중 설명은 방어적으로조차 안 했다는 건 달랐네요.
보증기간이 만료되어 서비스 비용이 새 제품 사는 것보다 비싸서 서비스는 받을 수 없었습니다.
하지만 과거에 다른 애플 제품을 보증기간 내에 무상으로 서비스 받았을 때도 기분이 나빴던 것을 생각하면 돈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.
어차피 애플이 저렴해서 쓰는 사람이 있지도 않을 거고요.
애플스토어만, 심지어 외국 애플스토어는 꽤 친절했던 기억이 있는데, 한국 애플스토어만 이러는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의 애플 서비스 정책은 공인서비스센터에도 일관적으로 적용되는 것 같네요.
아주 오래 전 애플스토어가 한국에 없을 때 공인 서비스센터는 이렇게까지 짜증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.
애플스토어 들어온 후로는 애플 서비스를 받을 때 상대측 변호사와 기싸움 하는 것 같아요.
오래 전엔 애플 말고는 대안이 없었지만 지금도 그럴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.
한국에서 애플 서비스는 워낙 유명해서 이런 글을 써도 애플은 눈썹 하나 꿈쩍하지 않겠지만 물어보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.
일부러 서비스를 받지 않게 하려고 이런 방침을 유지하는 건가요? 아니면 같은 운영유지비를 지출하면서 애플 이미지만 나쁘게 하는 이런 정책을 왜 계속하는 건가요?